[新인터넷]무선 망 개방(3)영국

 300개 이상의 유명 브랜드숍이 모여 있는 런던 최대 번화가 옥스퍼드 서커스. 이 거리 모퉁이에 보다폰과 O2의 매장이 나란히 붙어 있다. 보다폰 매장에 들어서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 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최신 휴대폰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낸다. “어떤 요금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공짜 휴대폰을 비롯해 최신 노키아 단말기까지 입맛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여느 이동통신 대리점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매장 점원의 말이다.

 그러나 “일정 기간 약정을 하고 데이터 정액제를 택하면 휴대폰에서 인터넷 서핑이 무제한입니다”는 말에는 귀가 솔깃해진다. 점원의 휴대폰으로 즉석에서 구글과 유튜브에 접속해 봤다. 말 그대로다. 혹시나 해서 보다폰라이브에서 빠져나와 주소창을 찾아 네이버와 다음 사이트에도 연결해봤다. 폰트는 깨지지만 눈에 익숙한 화면들이 금세 펼쳐진다.
모바일 인터넷을 무제한 사용하기 위해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매월 5∼7.5파운드. 런던 시내 식사 웬만한 식사 한 끼가 7∼10파운드인 점을 감안하면 식사 한 끼 비용으로 원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셈이다.

 유럽의 맹주답게 영국은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도 경쟁이 가장 활성화됐다. 보다폰, 오렌지, O2, T모바일 등유럽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치열한 서비스·콘텐츠 경쟁을 펼치면서 2∼3년 전부터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동통신 보급률이 이미 120%에 이르러 포화상태를 맞은만큼 인터넷 분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사업자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약정제 정착에 이은 데이터 정액제 출시는 이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 보다폰, 공격적인 무선망 개방 전략=1위 사업자인 보다폰이 더 빨리 움직였다. 외부 포털 콘텐츠 검색을 위해 자체 포털 ‘보다폰라이브’에 검색박스를 게재하고 공격적인 정액제를 도입한 것. 무선망 개방 시점도 전략적으로 택했다. 2∼3년 전부터 PC 기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을 겨냥해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PC로 인터넷을 즐기는 경험을 한 이용자들에게 휴대폰에서도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보다폰은 2008년 1분기 데이터통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가입자당매출(ARPU)에서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20%에서 올해 30%에 근접했다(2008년 6월 크레디트스위트 자료). 아직 O2의 34.4%에는 못 미치지만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의 가파른 상승 등으로 인해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마크 퍼시 보다폰 이사는 “지난해 2월부터 영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e베이, 유튜브 등 인터넷상의 웹사이트를 모바일 인터넷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타사를 능가하고 있다”며 “e베이 계정을 갖고 있다면 PC로 물건을 거래하듯 보다폰라이브에 접속해 상거래가 가능한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요구 맞춰 진화하는 요금·서비스=보다폰과 선두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O2도 이에 질세라 ‘O2 액티브’라는 모바일 인터넷 브랜드를 선보였다. T모바일도 웹앤워크라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18개월 약정제에 월 7.5파운드만 추가하면 무제한 이용가능한 e메일 및 웹브라우징 서비스를 내놨다. 이 외에도 하루만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고픈 사람을 위해 1파운드에 무제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도 인기다.

 런던 시내에서 만난 직장인 줄리(27)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쓸 일이 거의 없다”면서도 “휴가 때 런던 교외로 놀러갈 때 구글맵스로 길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일일 데이터 요금제는 아주 유용하다”고 극찬했다.

 보다폰이 일부 개방한 모바일 브라우저 플랫폼을 활용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mpbile friendly pages)한 인터넷 사이트만 줄잡아 600여개다. 보다폰라이브에서 찾기 어려운 사이트는 바로 빠져나와 ‘go to address’ 주소창에 URL만 입력하면 된다. 물론 콘텐츠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 외에 외부 CP가 보다폰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없는 그 어떤 장벽도 없었다.

런던(영국)=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고객이 행복하다면 ‘no problem’

 영국의 통신 정책 기조는 ‘사업자 자율 경쟁’과 ‘소비자 최우선’으로 요약된다.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 런던센터의 마이클 피츠시몬스는 “영국 정부와 기관은 사업자에게 어떤 정책을 지시하거나 강제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다만 어떤 사업자의 행위에 영국의 소비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을 때만 엄격히 규제하거나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활성화하는 상황에서는 폭넓은 개념의 가이드라인만 만들어 지켜보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히 제어하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무선망 개방에 대한 원칙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보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이 이동통신사업자에게 무선 네트워크를 외부 인터넷 사업자에게 개방하라는 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마크 퍼시 보다폰 이사는 “보다폰라이브가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소비자를 위해 개방 외의 다른 결정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정부가 움직이기 전에 사업자가 먼저 움직이는 자유경쟁의 상징 영국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인가 조건으로 정부가 나서서 무선망 개방을 내걸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소비자의 선택권에 제약을 받는 국내 현실과는 사뭇 다른 대목이다.

○ 신문게재일자 : 200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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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터넷]무선 망 개방(3)영국-유무선 컨버전스, 현실로

 ‘Don’t get left in the dark.’

 런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고 카피다. 지나치는 곳마다 보일 정도로 런던 시내를 도배하다시피 한 이 카피의 광고주는 보다폰이다. 대략 의미를 풀어 보면 ‘어둠 속에서 혼자 있지 말라’는 뜻이다. 갸우뚱하던 고개는 ‘Unlimited Facebook on Vodafone(보다폰에서 무제한으로 페이스북을!)’이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절로 끄덕이게 된다. 지인들과 다양한 소셜네트워킹을 휴대폰으로 하라는 의미다. 보다폰의 데이터 정액 가입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도 모바일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1년 동안 영국 전역에 단연 화제로 떠오른 서비스로 유무선 시장을 휩쓸었다.

 영국 시장에서는 유무선 컨버전스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영국 국영 방송 BBC가 제공하는 아이플레이어(iPlayer)도 유무선 컨버전스의 대명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사용자가 BBC 웹사이트에 방문, 최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내려받아 PC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아이플레이어 서비스는 BBC를 최고 인기사이트로 올려놓았다. 덕분에 BBC 웹사이트 가입자가 순식간에 1200만명을 넘어섰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휴대폰으로 접속해, 아이플레이어를 사용하는 보다폰 가입자도 덩달아 250만명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보다폰라이브가 아닌 BBC 모바일 사이트에 직접 접속하는 사용자 수다.

 영국의 대표적인 정보통신 컨설팅 기관인 메이슨의 마이크 그랜트 CMO는 “모바일 BBC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사실에서 볼 수 있듯 지난 1년 동안 유무선 컨버전스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났다”며 “유럽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현재 3G 네트워크 구축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는 예측불허”라고 전했다. 특히 “이달 11일 영국에서 출시되는 애플의 3G 아이폰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그야말로 폭풍전야와 같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영국 모바일 인터넷 시장은 앞으로 보다폰라이브와 같은 이통사 무선 포털이 아닌 BBC 사례처럼 외부 포털에서 콘텐츠를 내려받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신문게재일자 : 200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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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터넷]무선 망 개방(2)일본-이토 노리아키 NTT도코모 부사장

◆인터뷰/이토 노리아키 NTT도코모 부사장

: “우리는 CP가 i모드에서 뛰어놀게만 할 뿐”

 “NTT도코모는 모바일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고객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가 있으면 우리는 언제든 손을 잡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토 노리아키 부사장이 밝힌 NTT도코모의 서비스 기본 철학이다.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NTT도코모 본사에 만난 그는 시종일관 ‘고객 지상주의’를 강조했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990년부터 ‘i모드’를 앞세워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주도해온 NTT도코모는 개방이 높은 부가가치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이토 부사장은 “사실 우리도 처음부터 개방을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전체 시장을 위해 과감히 개방을 택한 이후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망 운용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NTT도코모 인터넷 서비스의 강점은 다양한 콘텐츠다.
i모드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식 CP만 5000개를 넘고 일반 CP는 10만개가 넘는다. 이는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외하곤 통신 접속을 위한 모든 길을 CP에게 터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공식 CP등록을 위한 20여개 원칙이 있지만 이는 서비스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며 “MVNO뿐만 아니라 CP 등 모바일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회사에 서버(NTT서커스)와 각종 플랫폼 알고리듬을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CP가 i모드에서 뛰어놀게 하고 그 대가로 최소한의 수수료(9∼12%)만을 받을 뿐”이라며 “이것이 4500만명의 i모드 고객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NTT도코모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2, 3위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해 일본의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 600여만명 가운데 소프트뱅크 44.5%, KDDI가 35.8%를 각각 확보했다. 이에 비해 NTT도코모는 12.7%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3월 말에 끝난 2008 회계연도 매출액이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이토 부사장은 “앞으로 미디어 시장 등 새로운 곳을 수익 창출처로 보고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망개방과 관련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유무선 인터넷의 오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갈 것”이라며 “MVNO도 현재 수준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만큼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도 가이드라인을 마련, 오픈화 기조를 유지해 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신문게재일자 :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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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터넷]무선 망 개방이 해답이다(2)일본-취재후기

 도쿄 치오다구에 위치한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 일본 사무소. 850㎡(257평) 남짓한 공간에 한국 기업 중 기술력이 검증된 IT벤처 기업이 임대로 들어와 있다. 원래 임대료가 평당 60만엔 정도지만 정부가 40만엔을 보조해줘 입주 경쟁률이 치열하다.

 일본 현지 취재 중 이 사무실에서 이스트소프트, 랭키닷컴 등 이곳에 입주한 국내 업체 담당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모두 일본의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 이곳에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행착오만 겪었다. 폐쇄적인 일본 네티즌 문화도 요인이었지만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너무 발달돼 있어 유선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의 설 자리가 크지 않았던 것이다.

 홍병기 이스트소프트 일본 사무소장은 “고정 인터넷 시장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하지만 모바일 쪽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라며 “기술은 충분 하지만 현지 모바일 콘텐츠 흐름을 잘 알지 못해 홍보와 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기자도 일본을 취재하기 전까지는 모바일 인터넷 문화가 그렇게까지 퍼져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만큼 일본 인터넷 시장은 우리에게 그 실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총무성 관계자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일본 사람들은 PC를 잘 쓰지 않아요. 모바일 인터넷이 너무 잘돼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민입니다. 모바일 인터넷과 같은 환경을 고정 인터넷에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죠.”

 유선의 노하우를 무선에 접목하려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고민과 무선의 노하우를 유선에 심고 싶은 일본의 고민이 각각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자못 흥미롭다.

○ 신문게재일자 :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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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터넷]무선 망 개방(2)일본-CP의 천국

 NTT도코모의 무선 포털 ‘i모드’에 접속하면 인터넷 화면과 함께 각종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는 배너가 나온다. 모바일 뱅킹·게임·대기화면·교통·지도·여행 등 총 33개 카테고리 콘텐츠가 마치 선택을 기다리듯 빼곡히 나열돼 있다. 이토 노리아키 NTT도코모 부사장은 “현재 i모드에서 검색되는 공식 CP만 5000여개에 이른다”며 “휴대폰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는 거의 다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CP)의 천국이다. 2008년 7월 현재 일본 CP수는 10만개 이상이다. 통신사들이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를 고민하던 지난 2001년부터 CP에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결과다. 이통사가 CP를 받아들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소비자 유인 효과’ 때문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휴대폰에서 즐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만화·소설은 물론이고 모바일뱅킹·스포츠·운세·패션·코스메틱 등 제공되지 않는 콘텐츠가 없다는 말이 맞다.
 일본 모바일 CP는 크게 두 가지. 공식 CP와 일반 CP가 그것이다. 공식 CP는 말 그대로 NTT도코모, KDDI 등 이통사가 인정하는 CP로 이통사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과금을 대행해준다. 공식 사이트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매달 한 번 정도 열리는 이통사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심의 기준은 유해성 여부 등으로 NTT는 총 20개 기준이 있다.

 일반 CP는 이통사 인증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업체다. 유선 인터넷에 있는 영화 예매, 쇼핑몰 업체 등의 전문 사이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일반 CP가 되기 위한 기준은 달리 없다. 총무성 신고만 하면 된다. 이통사가 과금을 대행해주지 않고 공식과는 달리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기 힘들어 가입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지만 영업에 대한 불이익은 전혀 없다.

 최근에는 일반 CP가 더욱 강세다. 일반 CP도 자체 과금 시스템을 갖출 만큼 커졌고 유명세를 탄 사이트는 오히려 공식 CP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도 한다. 2∼3년 새 무료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광고를 유치하는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 중심에 모바게타운이 있다. 데나(DeNA)가 운영하는 모바게타운은 휴대폰으로 무료 게임, SN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기가 급상승, 서비스 개시 2년 3개월 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은 무려 297억엔(약 3000억원)이다.

 가네코 데쓰히로 데나 홍보실장은 “일반 사이트지만 하루 페이지뷰가 5억 페이지를 넘어섰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일반 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공식 사이트보다 더 인기가 높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 신문게재일자 :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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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터넷]무선 망 개방(2)일본

 현지취재를 위해 일본 도쿄에 도착한 지난달 8일. 도쿄 시내는 한참이나 술렁였다. 아키하바라에서 행인 7명이 이유 없이 살해되고 10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범인은 현장에서 잡혔지만 엽기적인 범죄에 열도는 충격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그 다음날 더 화제가 됐다. 범인이 지난 5일부터 휴대폰으로 게시판에 범행 수법을 자세히 예고했고 범행 7시간 전 휴대폰 메일로 글을 올린 뒤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언론을 거쳐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후 일본에선 유해 정보 등 무분별한 글이 올라오는 모바일이라는 채널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 휴대폰으로 인터넷하는 나라=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일본은 이처럼 휴대폰 인터넷이 보편화된 나라다. 유선 인터넷 게시판의 글이 사회문제가 되는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휴대폰 인터넷 게시판이 그 대상이다. 휴대폰 이용자 1억1000만명 가운데 80%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한다. 세계에서 으뜸이다.

 물론 유선 인터넷은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뒤진다.
유선 브로드밴드 확산이 더딘데다 좁은 일본의 가정에 PC가 들어설 자리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약한 유선 인터넷이 되레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확대하는 약이 됐다. 큰 것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작은 것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성향도 휴대폰 인터넷과 궁합이 맞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으로 못 하는 게 없다. 게임이나 음악 다운로드는 물론이고 e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이트에 글도 남긴다. 모바일 소설로 1위를 달리는 가코스타츠는 소설로만 한 해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TV뉴스보다, 유선 웹사이트보다 모바일 인터넷 게시판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오창렬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 일본사무소 수석은 “심지어 모바일 인터넷 때문에 가정 내 대화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라며 “일본 청소년은 PC 없이는 살아도 휴대폰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될 정도로 휴대폰이 인터넷 도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콘텐츠 제공업체(CP)인 모바게타운 조사에 따르면 일본 사람이 휴대 인터넷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간은 오후 8∼10시까지다. 일과 후 여가 시간 대부분을 휴대폰 인터넷을 하면서 지낸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본 가정에선 저녁 시간, PC가 아닌 각자의 방에서 모바일로 인터넷을 즐기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 총무성의 적극적인 망 개방 의지=비결은 뭘까. 단지 유선이 덜 발달됐기 때문에 생긴 반사이익일까. △총무성의 적극적인 망 개방 의지 △정액제 조기 정착 △풀브라우징 서비스의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일본은 2001년 ‘차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연구회’가 결성된 이후 무선 망 개방에 관한 논의들이 급진전됐다. 같은 시기에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총무성이 앞장섰다. 2002년 4월 총무성은 NTT도코모에 의무화 개방 대상을 통신 회선에서 과금과 회수 시스템 등으로 확대했고 오픈 웹 정책을 고수하도록 해 외부에 문호를 열었다. 그 결과 일본의 CP 수는 세계 최대인 10만개다. 특히 이 가운데 이통사가 과금대행을 하는 공식 CP는 1만개에 그치는 데 비해 이통사와 별다른 관계가 없는 일반 CP는 무려 9만개에 달한다. 일반 CP 중에는 이미 매출액이 수천억원을 넘어서는 모바게타운 같은 성공사례도 나왔다.

 총무성이 무선 망 개방에 앞장선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 때문이다. 전파라는 것이 공공재 성격을 띠고 있고 이를 막는 것은 공정 경쟁 원칙에 위반된다는 논리다. 노부히라 니시가타 일본 총무성 서기관은 “기본적으로 모든 플랫폼을 오픈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방침”이라며 “지난 1985년부터 시작한 각종 유무선 망 개방은 지난 5월 MVNO가이드라인 제정에 이르기까지 개방 수준이 거의 100%에 가깝다”고 자랑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 총무성은 3세대 통신 시장에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레이어 △플랫폼 레이어 △커뮤니케이션 레이어 △네트워크 레이어 △터미널 레이어 등 모든 층이 상호 접속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경쟁을 통한 정액제 확대가 기폭제=2005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정액제는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2위 사업자인 KDDI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가장 먼저 선보인 이후 소프트뱅크, NTT도코모가 경쟁적으로 출시에 나섰다. KDDI는 지난해 12월 월 6000엔(약 5만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NTT도코모도 비슷한 서비스를 5985엔에 이용할 수 있는 패크호다이 상품을 내놨다. 하루히코 메대 KDDI 홍보실장은 “이전에는 모바일 인터넷을 조금만 사용해도 한 달에 5만원 이상의 요금이 나왔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그러나 정액제를 도입한 뒤 소비자의 부담이 줄고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확산되는 것이 눈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2004년부터 시작한 풀브라우징 서비스도 효과가 컸다. 이통사 중심으로 형성돼 온 모바일 비즈니스 구조를 ‘개방형 모델’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다카마사 키시하라 모바일콘텐츠포럼 사무총장은 “일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은 무선 망 개방을 기점으로 급속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특히 망개방에 따른 콘텐츠 공급 확대가 일본 모바일 인터넷 시장 확대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도쿄(일본)=한정훈기자 existen

○ 신문게재일자 :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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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자, 모바일 강국이다. 그러나 모바일 인터넷 분야의 강국은 아니다. 휴대폰으로 e메일을 이용하기도 어렵고, 블로깅도 어렵기만 하다. 화려한 유선상의 인터넷 사이트와 콘텐츠 상당수가 아직 휴대폰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무선망이 아직 이동통신사 중심의 폐쇄형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은 ‘미래 사회, 열린 네트워크 新인터넷’ 기획의 첫 번째 문제제기로 무선망 개방을 택했다. 인터넷의 미래 시장, 이동통신 서비스의 차기 시장이 바로 모바일 인터넷이기 때문이다. 무선망 개방은 이동통신사로서는 단기 수익감소를 가져올 수도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동통신사들의 망투자와 시장 확대 노력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개방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이제 거북이 걸음으로는 소비자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무선망 개방은 세계적인 추세며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발걸음이 급해지고 있음을 해외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해외 각국의 모바일 인터넷 시장 및 무선망 개방 현황을 5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주>

<순서>

1회:모바일 인터넷 잃어버린 7년-한국

2회:사업자 자율 경쟁이 시장 키웠다-일본

3회:다양한 요금제, 자유로운 접속-영국

4회:망개방도 예술적으로-프랑스

5회:일촉즉발! 모바일 인터넷 빅뱅-미국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지적한 말이다. 2001년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무선망 개방 논의를 시작해놓고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진척이 없는 것을 빗대는 표현이다. 보다폰 등 해외 기업들이 불과 2∼3년 전부터 논의를 시작해 급속하게 개방과 경쟁을 이뤄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실기가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물론 나라마다 조건과 처지가 달라 동일 비교는 곤란하다. 그러나 4개국 취재에서 공통 분모는 ‘이동통신의 미래 시장은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대전제와 ‘적극적인 무선망 개방전략을 통한 시장 활성화’였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모바일 인프라에 비해 인터넷 서비스는 취약하기만 하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이동통신사 위주로 꾸려진 폐쇄적인 모바일 인터넷 시장 구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전자신문이 한국을 비롯해 영국, 미국, 일본, 프랑스 5개국 주요 이동통신사의 무선망 개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망개방 정도가 취약하고 개방을 했더라도 사용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외부 사이트 접속 불편하고 제한적=무선망 개방의 여러 가지 필요조건 가운데 △접속경로 편의성 △외부 사이트 접속 개방 △외부 CP의 콘텐츠 다운로드 가능 여부 △브라우저 기능·플랫폼 표준 개방 등 4개 카테고리, 7개 항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SK텔레콤)는 무선 핫키 기능과 북마크 기능, URL 입력으로 일부 타사이트를 접속하는 기능 정도만 지원했다.<표1 참조> 콘텐츠·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브라우저 기능 개방 등의 항목은 지원되지 않았다.

 가장 취약한 부문은 외부 사이트 접속이 제한적이거나 메뉴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2단계 조작으로 URL 입력창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보다폰·NTT도코모 등에 비해 SK텔레콤은 무선 포털 네이트 접속부터 4∼5단계의 경로를 거쳐야만 ‘새 URL 입력’이라는 메뉴가 뜬다. 보다폰은 보다폰라이브 초기화면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Go to address’ 메뉴가 지원되고 NTT도코모 역시 i모드 초기화면에서 한 단계만 더 거치면 주소창이 바로 뜬다. 무엇보다 현재 SK텔레콤 휴대폰에서 지원하는 외부 사이트는 전체 웹사이트가 아니라 과거 인터넷진흥원에 등록된 윙크 사이트에 국한돼 이 전용 포맷을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는 주소를 입력해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보다폰라이브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네이버나 다음 포털까지 접속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즉 PC 인터넷 이용의 습관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전혀 지원되지 않는 셈이다. 이용자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NTT도코모와 보다폰, 오렌지는 외부 포털이나 CP의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했다. 특히 NTT도코모는 모바일 브라우저 및 플랫폼도 외부 사업자에 적극 개방했다. 보다폰, 오렌지도 마찬가지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개발인터페이스(API)를 제한적으로나마 개방하고 있었다. 그러나 5개 업체 모두 처음부터 자사 무선 포털을 거치지 않고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설정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무선망 개방의 요인들 가운데 파격적인 정액제, WAP 게이트웨이 등 상당수의 항목에서 우리나라의 개방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더딘 개방은 모바일 인터넷 시장 정체로=지난 4월, SK텔레콤이 발표한 지난해 데이터 매출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2006년 대비 소폭 늘기는 했지만 음성통화 정체를 커버할 만한 성장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매출 가운데 SMS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이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실제 데이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못 미친다. 게다가 가입자당 데이터 매출은 아예 전년 대비 4%나 감소했다. 이유를 모두 무선망 개방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네이트 중심의 폐쇄적이고, 비경쟁적인 시장 구조가 블로그, SNS 등 화려한 유선에 익숙한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

 이에 비해 보다폰은 가입자당 매출(ARPU) 가운데 인터넷을 포함한 데이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SMS 제외)이 2006년 2분기 20.9%에서 올 1분기 28.4%까지 높아졌다.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NTT도코모 역시 데이터 매출 부문을 25% 안팎까지 올려놓았다. 일본 미디어종합연구소의 고이치 도구치 선임연구원은 “사실 처음에는 NTT도코모의 i모드가 성공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며 “그러나 무선망을 개방하고 CP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콘텐츠 시장이 급속도로 커져 도코모의 데이터 매출도 따라서 커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 활용률만 봐도 심각한 상황이 드러난다. 일본의 87%보다 한참 떨어지는 46%다. 더욱이 2004년 40.2%에서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 정부는 모바일 인터넷 활용률을 2012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요원하다. 게다가 우리나라 전체 외부 CP 수는 300개가 채 안 된다.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일본 CP 수 10만개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아직 희망은 있다. 최근 발간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07년 무선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 결과 향후 1년 이내 무선 인터넷을 새롭게 이용할 의향이 있는 사용자는 34.1%로 나타났다. 이 중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이용 의향이 58.2%로 가장 높았다. 아직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휴대폰이라는 단말기가 갖고 있는 친근함,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아직도 시장 잠재성이 크다는 얘기다.

 최근 △3G 서비스 가입자 확대 △LG텔레콤 등 파격적인 정액제 출시 △풀브라우징 서비스 개시 등이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리서치가 지난 5월 풀브라우징 서비스 이용 의향이 있는 휴대폰 이용자 3만29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가 넘는 1만8024명이 1만원 미만의 정액 요금이면 가입하겠다고 답했다. 유럽은 보다폰·O2·오렌지·T모바일 등 굵직굵직한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2∼3년 새 매달 5∼7.5파운드만 내면 모바일 인터넷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시장이 크게 활성화했다.

 관건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다. 1위 사업자가 소극적인 나라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되기 힘들다. SK텔레콤도 점진적인 개방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일부 3G 단말기에서 지원하는 오픈넷 전략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시장 요구를 반영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부에서 열어달라는 요구에 조금씩 문호를 여는 점진적, 소극적인 개방이 아니라 최적의 경쟁구도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개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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